산불 전문진화대 체력 시험을 치르다 사망한 70대 지원자에게 지자체가 재시험 안내 문자를 보내 논란이 되고 있다.
23일 전남 장성군과 유족 등에 따르면 군은 전날 봄철산불전문예방진화대 채용에 지원한 73명에게 체력 시험을 재실시한다는 안내 문자를 일괄 발송했다. 지원자 A씨(77)의 사망 사고로 중단됐던 체력 검정 과정을 이어가겠다는 취지였다.
A씨는 지난 21일 오전 9시53분쯤 장성군 장성호 수변공원 인근에서 체력 시험에 응시하던 중 심정지로 숨졌다.
당시 A씨는 미리 정해진 시험 방식에 따라 물 15㎏이 든 등짐펌프를 지고 계단 200여개를 오른 뒤 휴식을 취하고 일어서다 쓰러졌다. A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장성군은 이후 시험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A씨의 유가족들은 장례를 치르던 와중에 재시험 안내 문자를 받았고, “무례하다”며 크게 상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장성군 관계자는 “산불진화대는 내달 1일부터 운영될 예정이었지만, 시기를 앞당겨 이달 24일부터 운영하라는 상급 기관의 지침이 내려와 급하게 재개했다”며 “전체 응시자에게 절차 변경 안내 문자를 발송했는데 실수로 망자에게도 보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꼼꼼하게 살폈어야 했는데 실수했다. 유가족에게 죄송하다”고 전했다.
한편 장성군은 23일 황룡강변 옐로우스타디움으로 장소를 바꿔 산불진화대 체력 검정 시험을 진행했다. 시험 방식 또한 약 12㎏의 등짐펌프를 메고 400ｍ 구간의 평지(트랙)를 빠른 걸음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아울러 이번 사고를 계기로 산불진화대 체력 검정 응시자의 상해보험 가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장성군 관계자는 “산불진화대 체력 검정을 시행한 지난 20여 년 동안 1건도 사고도 없었기 때문에 상해보험 등을 대비하지 못했다”며 “이번 사고로 돌아가신 분에게는 군민 재해보험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산불진화대를 비롯해 경비, 청소 업무 등 체력 검정이 필요한 공공기관 응시자의 상해보험 가입은 관련 규정이 따로 없으며 의무 사항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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