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올 연말부터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신차를 국내외 시장에서 연이어 선보인다. 전기·하이브리드 신차와 고성능 전기차까지 다양한 대형 SUV 라인업이 출격을 대기하는 가운데 현대차·기아는 국내외 ‘패밀리카’ 시장을 노린다는 구상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달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 9’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11월 열리는 LA오토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아이오닉 9은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최초의 3열 SUV다. 당초 콘셉트카 ‘세븐’으로 모습을 드러냈던 아이오닉 9은 99.8㎾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500㎞가 넘는 주행거리를 확보한 만큼 아이오닉 브랜드의 플래그십 차량으로 자리할 전망이다.
이어 현대차의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의 세대 교체도 예고됐다. 2018년 출시 이후 6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이 등장하는 데다, 고객 수요가 높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동력계)이 추가돼 관심이 쏠린다. 신형 팰리세이드에는 2.5리터(ℓ) 휘발유 터보 엔진에 모터 2개를 조합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TMED-Ⅱ’가 실린다.
대형 SUV 라인업을 재정비한 현대차는 국내외 패밀리카 수요를 잡는다. 국내에서는 팰리세이드를 중심으로 입지를 강화할 전망이다. 연간 판매량 4만~5만대 선을 유지해 온 팰리세이드는 올해 세대 변경을 앞둔 만큼 판매량이 저조하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1~9월) 기준 팰리세이드 판매량은 1만5350대에 그쳤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현대차는 12월부터 팰리세이드를 양산하고, 국내 및 유럽 시장에 선제 출시한다.
대형 SUV 수요가 높은 북미 시장에서는 아이오닉 9을 중심으로 전략을 짠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9을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는 데 이어, 내년부터는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하며 전기차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기아 역시 대형 SUV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한 행보에 나선다. 내년 초 대형 전기 SUV EV9의 고성능 모델을 출시하고 고성능 대형 전기차 시대를 연다는 구상이다.
미국에서는 EV9 생산을 이어가며 ‘최고의 가족용 전기차’라는 EV9의 입지를 다진다. 이어 기아는 현지전략형 모델인 텔루라이드 완전변경 모델을 내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