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돈에 손을 댄 혐의로 기소된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미국 현지에서 스마트폰 앱 배달 업무로 생활비를 충당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7일(한국시간) 미즈하라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우버잇츠(UberEATS)를 통해 음식을 배달하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미즈하라는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야구 통역 직원 중 한 명이었다. 
 
미즈하라는 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에서 외국인 선수들의 통역을 담당하며 오타니와 깊은 친분을 쌓았다. 이후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과정을 도우며 그의 ‘입과 귀’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오타니와의 긴밀한 관계 덕분에 미즈하라는 단순한 통역을 넘어 매니저 역할까지 수행하게 되었으며, 지난해에는 오타니가 출전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대표팀의 통역을 맡기도 했다.
 
미즈하라는 경제적으로도 매우 풍족한 생활을 누렸다. 미국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그는 매년 연봉으로만 30만∼50만 달러(약 4억1000만원∼6억8000만원)를 벌어들였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었고 한때 세계적으로 유명한 야구 통역사로서의 영광을 누리던 그가 이제는 배달 업무로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지난 3월,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서울시리즈 기간 동안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과 절도 의혹이 불거지며 그는 야구계를 떠나게 되었다. 미국 검찰의 조사 끝에, 미즈하라는 스포츠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약 1700만 달러(약 232억6000만원)를 빼내 도박업자 계좌로 이체한 사실이 밝혀졌다. 
 
범죄 사실을 인정한 미즈하라는 오타니에게 1700만 달러를 반환하고, 미국 국세청에도 114만9400달러(약 15억7300만원)의 세금과 이자, 벌금을 납부하기로 했다. 미즈하라의 선고 공판은 오는 10월 25일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