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설리번 전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가 “북한군 참전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유럽을 넘어 세계대전으로 확대됐다”고 주장했다.

설리번 전 대사는 30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은 중동과 북태평양 등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전 세계 안보 리스크를 높이는 유례없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북한 파병은) 한국 정부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큰 관심사가 됐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전 세계적인 분쟁이 됐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뒤흔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국무부 부장관을 역임한 그는 2020년 2월~2022년 9월 주러 대사로 재임하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2022년 2월 24일)을 모스크바에서 직접 지켜봤다.

설리번 전 대사는 이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쉽게 끝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물러날 의사가 없고 우크라이나의 항전 의지도 강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에 승리하면 취임 후 ‘24시간 내’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했지만, 실행되기 어렵다고 설리번 전 대사는 진단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글로벌 차원의 전쟁으로 확대된 만큼, 전쟁을 마무리지으려고 하면 복잡하게 연계된 세계전쟁에서 미국이 밀려난다는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누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더라도 그런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 정부가 이러한 장기전을 고려해 대응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설리번 전 대사는 “전쟁이 마무리된다고 하더라도 ‘종전(終戰)’보다는 ‘휴전(休戰)’ 성격이 강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지원책을 고려할 때 이 부분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