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사직 처리 마감일인 15일 비서울권 수련병원의 전공의들도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은 이날 오후까지 복귀 의사를 밝힌 전공의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관계자는 “현재로선 전공의들이 복귀하는 분위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분당차병원의 경우 복귀 전공의에 관한 구체적 수치가 드러나지 않았다. 병원 관계자는 “인사팀에서 함구하고 있어 알 수 없는 상태”라며 “전공의 복귀에 대해 크게 기대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부가 수련병원들에 주문한 전공의 사직서 처리 기한인 15일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인천 가천대 길병원은 200명의 전공의 중 10명만 출근했다. 전공의 162명 가운데 152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인하대병원은 정부와 다른 수련병원의 대응 상황을 지켜보고 사직처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강원대병원은 15일 오후 3시 기준 전공의 88명 가운데 18명이 복귀했다. 사직서를 제출한 2명은 몇 주 전에 최종 사직의사를 밝혀 사직 처리된 것으로 파악됐다. 병원 관계자는 “사직서 수리에 대한 의대 교수들의 반발이 있다”며 “어떻게 처리할지는 추이를 지켜보고 논의 후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충북대병원에 따르면 의대 증원 계획에 반대해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 중 복귀한 2명을 제외한 112명이 이날 오후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병원은 복귀 의사를 묻는 병원 측 문자에 돌아오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힌 전공의 3명에 대해서만 사직처리했다. 대전 충남대병원은 사직서를 낸 전공의 236명 가운데 지난달 말 5명이 복귀했고, 4명의 사직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충남에서는 천안 단국대병원 전공의 146명 가운데 2명이 복귀 의사를 밝혀왔다. 2명을 제외한 144명의 전공의는 아직 아무런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건양대 병원은 133명의 전공의 가운데 13명은 근무를 해 왔으며, 사직서를 제출한 120명은 아직까지 한명도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전북 지역 상황도 비슷하다. 전북대병원과 원광대병원·전주예수병원 등에서 극히 일부만 의료 현장에 복귀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대병원에서는 156명 중 7명 정도만 현장에 복귀했고, 원광대병원은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 90여명이 아직 미복귀한 상태다. 전주예수병원의 경우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 80여명 중 23명이 복귀했다. 전북 수련병원 중 가장 많은 수치다. 대부분 병원은 오늘 자정까지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지만, 상황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들의 사직 처리 마감 시한인 15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전공의 전용공간에 신입 전공의 모집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뉴스1

전남대병원은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 240명에게 복귀 의사를 물었지만 아무런 답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대병원은 이들의 사표를 수리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전남대병원 관계자는 “정부의 사직처리 시한에 맞춰 전공의들의 사표를 수리해야 되는지 논의를 하고 있다”며 “병원측이 전공의 사표 수리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권 수련병원 상황도 마찬가지다. 경북대병원의 경우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 179명 가운데 복귀 의사를 묻는 병원 측 문자에 전공의들이 아무런 답장을 하지 않는 상태다. 계명대 동산병원(175명)과 영남대병원(130명), 대구가톨릭대병원(94명), 칠곡경북대병원(81명)도 복귀하거나 복귀의사를 밝힌 전공의가 한 명도 없었다. 이들 수련병원은 별다른 복귀의사가 없을 경우 자동으로 사직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남은 시간까지 복귀 의사를 타진해 본 뒤 복귀자 명단을 복지부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대병원은 사직 전공의 188명 가운데 복귀하거나 복귀의사를 밝힌 전공의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대병원 측은 이들 전공의의 사직처리 시점을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지역 사립대학병원의 경우 대부분의 전공의들이 병원을 지키고 있으며, 극소수의 전공의들만 이탈한 상태다. 해당 병원들도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사직서 처리에 대한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사립대학병원들은 다른 병원, 특히 국립대학병원의 눈치를 보면서 사직서 처리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의 유일한 대학병원인 울산대병원은 전공의 복귀 여부를 파악 중이다. 울산대병원 관계자는 “밤늦게 복귀여부가 정리될 것 같다. 사직서 처리 문제는 그 후에 결정하게 된다”고 전했다. 울산대병원의 전공의는 126명이다.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들의 사직 처리 마감 시한인 15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에 진료 지연 안내문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경남에서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있는 경상국립대 병원의 복귀 의사를 밝힌 전공의는 전체 대비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국립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경상대병원 소속 진주 본원과 창원 분원 포함한 전공의 194명 중 복귀 의사를 밝힌 전공의는 13명이다. 전체 전공의 중 복귀 전공의 비율은 7% 정도다. 진주 본원은 전공의 163명 중 9명이, 창원 본원은 31명 중 4명으로 각각 파악됐다.

제주대병원 사직 전공의들도 추가 복귀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소속 전공의 62명 중 17명(27.4%)만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복귀하지 않은 45명 중 4명은 사직 의사를 밝혔지만 나머지 41명은 뚜렷한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제주대병원 관계자는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 다수가 사직 여부에 대해 응답하지 않고 있다”며 “다른 수련병원들과 함께 처리 향방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