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한 아이디어와 독창적인 스토리가 돋보이는 풀뿌리 게임이 한자리에 모였다.
스마일게이트 퓨처랩은 29일부터 1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 1관에서 인디게임·컬처 페스티벌 ‘버닝비버 2024’를 진행한다.
버닝비버는 인디게임 창작자와 종사자, 대중이 함께 참여해 즐기는 오프라인 전시회다. 국내 인디 게임 개발의 저변을 확대 및 지원한다는 취지로 기획했다. 2022년 처음 시작해 서울 최대 규모의 인디 게임 컬처·축제로 발돋움했다. 퓨처랩에 따르면 버닝비버는 3회차까지 누적 330팀, 1500여 명이 참여했다.
올해 버닝비버에는 83개의 인디게임 개발팀이 함께한다. 현장을 직접 갔다. 부스 곳곳에는 게임 소개말과 이미지, 플레이 영상이 배치돼 있어 지나가다가 호기심에 재차 발길이 멈추곤 했다. 인디게임은 누구나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보니 초등학생부터 20·30세대 방문객이 눈에 띄게 많았다.
또 올해는 행사 최초로 세계 곳곳의 실험적인 게임을 소개하는 ‘아웃오브인덱스(OOI)’와 협업해 창작자들의 꿈과 철학, 독창적인 이야기가 담긴 기획 전시 공간이 마련됐다.
스마일게이트 D&I실에서 마련한 다양성을 테마로 한 보드게임 ‘미스터리 신규 입사자’, 인플루언서와 게임 플레이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고민종(26)·김윤서(25)씨는 “게임 개발자로써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행사장에 방문했다. 처음으로 버닝비버에 왔는데 생각보다 부스도 많고 즐길 게임이 정말 많은 거 같다”면서 “기대되는 게임은 리자드 스무디의 ‘셰이프 오브 드림’이다. 화려한 그래픽과 시원한 액션 타격감이 재밌어 보인다”고 말했다.
부스를 둘러볼수록 개발자의 개성과 게임에 대한 열정, 독특한 철학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발이 닿는 곳곳마다 웃음 소리가 가득하다. 가장 많은 게이머가 방문한 곳은 단연 반지하게임즈의 ‘페이크북’이다. 페이크북은 포인트앤클릭 추리 어드벤처 게임으로, 실제 SNS를 그대로 게임 속에 녹여 팔로워를 모아가며 친구와 가족 등 주변 인물들의 비밀을 찾아내는 게임이다.
부스에서 만난 이유원 반지하게임즈 대표는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BIC)를 자주 나갔었는데 주된 게임 행사가 부산에서 열리다 보니 서울에서 거주하는 게이머와 만날 기회가 많이 없었다. 이번 버닝비버에 참여하면서 여러 게이머를 많이 만나고 직접 선물도 챙겨주시고 우리 게임을 현장에서 직접 구매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뜻깊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지하게임즈가 페이크북으로 PC 게임을 처음 출시했는데, 앞으로 지금처럼 특이하고 독창적인 게임을 더 많이 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독창성이 돋보이는 부스는 아네모네 팀의 게임 ‘소희’다. 아네모네 팀은 뜻이 맞는 동서대학교 4명의 학생들이 모여 개발 중인 내러티브 어드벤처 게임이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사회 문제로 대두된 저출산, 한부모가정 문제를 참신한 아이디어로 풀어낸다.
게이머는 어린 나이에 임산부가 된 주인공 ‘소희’가 되어 아이를 낳고 한부모 가정으로 어떻게 살아가는지 간접 체험할 수 있다.
부스에서 만난 아네모네 팀의 박영민(25)·차윤지(24)씨는 “올해 BIC에 참가하면서 실제 피부에 와닿는 게이머의 피드백을 들었다. 개발자로써 뜻깊은 자리라 생각해 버닝비버에도 참가하게 됐다”면서 “행사장에 방문하는 게이머를 보면 인디게임을 사랑하고 게임에 진심인 분들만 오신 거 같다. 오늘 제일 처음 방문해주신 남성 게이머가 우리 게임을 직접 해보시더니 글썽이시더라. 정말 뜻깊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게임 소희는 2000년대 초부터 현재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다. 시대를 대표하는 여러 재밌는 콘텐츠가 많은 게 우리 게임만의 매력”이라면서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기 보다는 스토리로써 완성도 있는 게임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스마일게이트 퓨처랩 사무를 총괄하고 있는 백민정 센터장은 이날 버닝비버 행사장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스마일게이트는 게임 사업을 하는 회사이지만 동시에 게임산업 전체가 유기적이고 건전한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퓨처랩의 목표는 미래세대의 행복한 삶이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처럼 보일 수 있지만 어린시절부터 청년까지 각자 원하는 걸 보고 듣고 배우며 행복한 삶은 각자가 찾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 나은 넥스트 제너레이션 위해 노력하는 게 재단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버닝비버 기획을 담당한 황주훈 팀장은 “인디 게임 개발자들은 본인의 이야기를 재료로 삼아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대접하는 셰프와 닮았다고 생각한다. 올해 전시는 그런 철학을 담아 준비했다”면서 “상업적 목적보다는 많은 관람객이 창작자를 만나 개발 중인 게임을 플레이하고 교류하는 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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