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플의 자체 인공지능(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가 첫 모습을 드러냈다. 아직까지는 삼성전자 같은 경쟁사의 스마트폰에 이미 장착된 기능이 대부분인 만큼, 진검승부는 올해 말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애플 인텔리전스의 일부 기능이 담긴 아이폰 운영체제(iOS) 18.1 등을 배포한다고 28일(현지시각) 밝혔다. 이제껏 베타 버전으로 풀려 있던 애플 인텔리전스를 처음으로 공식 공개하는 것이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아이폰의 경우 아이폰15 프로·프로맥스와 아이폰16 시리즈에 한해서만 이용 가능하다.
이번에 공개된 애플 인텔리전스는 대부분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에 이미 있는 것과 유사한 기능이다. 대표적인 게 사진에서 원치 않는 피사체의 모습을 지울 수 있는 ‘청소’(clean up) 기능이다. 애플은 강아지 뒤에 있는 행인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없애주는 모습을 예시로 보여줬다. 과거에 찍었던 사진을 손쉽게 찾을 수 있는 검색 기능도 마련했다. “빨간 원피스를 입고 춤추는 샤니”라는 검색어를 넣으면 여기에 해당하는 사진을 사진첩에서 찾아주는 식이다. 메일이나 메시지를 보낼 때 어조를 바꾸거나 문법 오류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다. 모두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이미 제공하고 있는 기능이다.
애플 이용자들의 기대를 받았던 통화녹음도 활용도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은 이번 업데이트 이후로 통화 내용 등을 녹음하고 이를 텍스트로 전환해 요약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아이폰 사상 처음으로 통화녹음 기능이 추가된 것이다. 다만 녹음이 시작되면 통화 상대방에게 자동으로 알림이 가는 방식인 만큼 실제로 활용도는 높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결국 인공지능 스마트폰을 둘러싼 애플의 진검승부는 추후에 이뤄질 전망이다. 애플은 챗지피티와의 결합, 맞춤형 이모지(그림문자) 생성 등 애플 고유의 인공지능 기능을 연말 이후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지원하는 언어도 내년 4월 이후로 본격 확대된다. 지금은 미국 영어로 언어를 설정해둔 이용자만 애플 인텔리전스를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