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마이크로니들(미세바늘) 제형의 개발 현황과 인·허가시 유의점 등을 다루는 자리가 마련됐다. 내년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관련 가이드라인도 개정될 예정이다.

주사 공포증, 편의성 개선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기존에 개발된 주사제 마이크로니들 패치제로 제형변경하려는 수요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마이크로니들 패치 형태로 허가된 전문의약품은 없는 상태다.

마이크로니들학회는 15일 학계와 의료계, 산업계, 규제기관의 마이크로니들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에비슨관에서 창립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안충열 식약처 약효동등성과 연구관은 마이크로니들 의약품 개발시 고려해야 할 안전성과 유효성의 주의사항에 대해 설명했다. 안충열 연구관은 “비만, 골다공증과 같은 만성질환에 대한 마이크로니들 제형 의약품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내년 중 식약처에서 마이크로니들 개발사들이 참고할 수 있는 의약품 품질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자 목표하고 관련 내용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마이크로니들과 관련된 의약품 및 화장품을 개발 중인 기업은 라파스(214260), 스몰랩, 티앤엘(340570), 쿼드메디슨, LG생활건강(051900), 큐티스, 더마젝, 주빅 등이다.

현재 식약처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아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의약품은 총 네 가지로, 모두 임상 1상 단계에 있다. △비만 치료제(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골다공증 치료제(성분명 테리파라타이드) △알레르기비염 면역치료제(성분명 집먼지진드기정체 추출물) △알츠하이머 치료제(성분명 도네페질)다. 네 가지 후보물질은 라파스의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안 연구관은 “골다공증치료제의 경우 신약허가 심사시 투약 이후 골절 발생률, 골밀도검사(BMD)를 이미 봤기 때문에 신약이 아니라 기존에 허가된 원료의약품(API)을 활용한 마이크로니들 패치제라면 심사 과정에서 BMD까지는 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마이크로니들 패치제의 임상 단계에 대해서는 개발사의 전략에 따라 2상을 생략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상 1상에서 (동일한 API를 가진 기허가 의약품과) 거의 동등한 수준의 약동학을 보이기만 한다면 2상은 필요없다고 볼 수도 있다”며 “이는 개발사의 개발전략에 따르는 것이고 약동학-약력학(PK-PD) 간 상관성만 확립됐는지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후 진행될 임상 3상에서는 가설검정에 따른 유효성 입증 및 대규모 환자군에서의 안전성 확립을 확인하게 된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마이크로니들 의약품 인·허가 실패사례에 대해서도 살폈다. 안 연구관은 “허가에 가장 근접했던 것이 미국 조사노파마에서 개발했던 편두통 치료제(성분명 졸미트립탄)와 래디어스헬스의 골다공증 치료제(성분명 아발로파라타이드)였다”며 “둘 모두 기존에 피하주사(SC) 제형이 있었는데, 조사노파마는 보완요구서한(CRL)에서 노출도가 일관성이 없어 안전성 해석 이슈가 있었다고 지적받아 결론적으로 FDA 허가가 무산됐고, 래디어스헬스의 경우 SC제형 대비 절반 정도의 노출도밖에 보이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발표를 이어간 권오석 식약처 첨단의약품품질심사과 연구관은 마이크로니들 인·허가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에 대해 설명하며 “피부에 접촉하는 제품이고, 경우에 따라 점막에 접촉할 수도 있으므로 기본적인 자료 외 전신독성이나 급속독성에 대한 자료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용해성 마이크로니들의 경우 (피부에) 찍고난 뒤 지지체나 패치제에 약물이 잔류하면 안 된다”며 “부착 권장시간이 의약품에 따라 40분, 2시간, 4시간인 경우가 있는데 해당 시간 동안 피부에 잘 붙어있을 수 있도록 점착력 시험 및 형상시험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마이크로니들학회는 창립총회를 통해 박종철 연세대 교수를 회장으로 선출하고 학계, 의료계, 산업계, 규제기관 간의 건강한 생태계 만들자고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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