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지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 장기 지원책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나토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한 군사 장비 공급과 우크라이나군 훈련을 책임질 새로운 사령부를 독일 비스바덴에 설립할 예정이다. 키이우에 파견될 민간 주재관은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나토 본부, 독일 비스바덴에 새로 창설되는 사령부 등과 연계해 우크라이나의 군사 현대화를 위한 장기적 필요사항과 비(非)군사적 지원에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나토의 새 계획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11월 대선 승리 가능성에 대비한 조치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달 27일 첫 대선후보 토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말을 더듬고 맥락과 무관한 발언을 하는 등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나토 동맹국들 사이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나토 외교관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에 소요될 연간 재정 기여에 대한 합의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논의에선 연간 약 400억 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최근 유럽에서 일고 있는 우파 정당의 부상에 대비한 측면도 있다. 지난 달 6~9일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파들이 약진한 데 이어 지난 달 30일 치러진 프랑스 조기 총선 1차 투표에서도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이 득표율 1위를 기록하며 돌풍을 이어갔다. 극우 정당들은 대부분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더글러스 루트 전 나토 주재 미국대사는 “미국과 프랑스, 영국, 유럽연합(EU)의 선거 결과에 따른 각국의 잠재적인 정치적 변화 속에서 나토의 계획은 (우크라이나 지원의) 내구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