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SM엔터)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보석으로 석방됐다.

김 위원장은 31일 오후 보석으로 석방돼 서울남부구치소를 나서면서 취재진과 만나 “앞으로도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경영 복귀는 시기는 언제인가’, ‘시세조종 혐의 여전히 부인하냐’ 등 취재진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이날 김 위원장은 하얀색 와이셔츠에 짙은 남색 정장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구치소를 나섰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부장판사 양환승)는 김 위원장이 청구한 보석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보석 조건으로 △서약서 제출 △주거제한 △보증금 3억원 △소환시 출석 △출국 시 법원 사전 허가 △수사과정에서 진술한 피의자·참고인·사건 관계인과 접촉 또는 법정 증언에 영향을 미치는 일체 행위 금지 등을 걸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6일 열린 보석 심문 당시 “사업을 하면서 수백번 넘게 회의했지만 불법이나 위법한 것을 승인한 적은 없다”며 “검찰이 계속 카카오 측을 언급하며 하지 않은 수많은 일을 언급해 답답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억울한 상황을 참작해 주셨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의 변호인은 “사건이 지금으로부터 1년 반 전 짧은 기간에 이뤄졌고 이후 주변 상황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피고인이 직접 증거를 확인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게 방어권 차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인공지능 분야와 같은 미래산업 분야에 열중하고 있다”며 “구속이 장기화돼 해외 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고 골든 타임을 놓치면 카카오뿐 아니라 대한민국 IT 기업에 미치는 악영향이 상당하다”고 했다.

검찰은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는 구속 이유에 사정변경이 없다”며 “구속기간 내 핵심 증인 신문이라도 진행해 외부적 압력과 방해 요소가 적은 환경에서 사안의 실체에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창업자는 카카오가 지난해 2월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의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할 목적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창업자가 시세조종 계획을 사전에 보고받고 승인한 것으로 본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7월23일 김 위원장에 대해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1심 구속 기간은 공소장 접수일로부터 2개월이다. 필요에 따라 2개월씩 2회 연장할 수 있다. 재판부는 재판 진행과정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 기간을 오는 12월 7일까지 한 차례 연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