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3분기 게임 업계가 일제히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넥슨·크래프톤(NK)의 양두 체제가 지속할 전망이다. 넥슨·크래프톤은 ‘확실한 캐시카우’를 손에 쥔 덕에 당분간 고공행진 지속이 예상된다. 반면 국내 5대 게임사로 평가되는 ‘3N2K(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 중 일부 게임사는 기존 게임의 하향 안정화와 흥행 신작의 부재로 뒷걸음칠 것으로 보인다.

23일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올해 3분기 예상 매출액 6452억원, 영업이익 2524억원으로 각각 지난해보다 43.2%, 33.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크래프톤의 효자 지식재산권(IP)인 ‘배틀그라운드’의 PC·모바일 쌍끌이 흥행이 눈에 띈다. 양 플랫폼은 콘텐츠 업데이트 및 콜라보 효과로 트래픽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에선 업계의 보릿고개 분위기 속에서도 크래프톤은 당분간 배틀그라운드의 우수한 성적표로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7년째 고공행진 중인 배틀그라운드의 매출 증가는 유의미하지만, 주가수익비율(PER)을 20배 이상 넘어서려면 글로벌 IP가 추가되어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다크앤다커모바일’과 ‘인조이’는 내년 매출액에 2500억원 수준 기여, 신작의 매출 비중은 약 8.5% 수준으로 전망한다”며 “여전히 펍지 비중은 높지만 매년 사이즈가 큰 신작이 최소 2개 이상 출시되며 IP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내년부터 인조이와 ‘서브노티카2’ 등 신작들이 붙어주고 퍼블리싱에 따른 매출 업사이드도 열려있다”고 바라봤다.

넥슨은 3분기도 맑을 전망이다. 넥슨은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자체적으로 공개한 3분기 실적 예상치에서 매출 최대 1조 3279억원, 영업이익 5003억원, 순이익 3759억원을 제시했다.

특히 지난 5월 중국에서 출시한 ‘던전앤파이터(던파) 모바일’이 크게 인기를 끌면서 3분기 실적 견인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앱 마켓 분석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던파 모바일은 지난달 기준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약 10억 달러(1조3815억원)을 벌었다. 중국에서 지금까지 벌어들인 매출이 2022년 3월 한국에서 출시한 후 매출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넥슨은 하드코어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 탈출 슈팅게임 ‘아크 레이더스’, 중국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 ‘더 파이널스’, 아크 레이더스까지 줄줄이 글로벌 시장 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넷마블은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던 2분기와 달리 3분기 소폭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3분기 넷마블은 예상 매출액 691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9.5%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예상 영업이익은 6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한다. 다만 지난 2분기에 거둔 영업이익(1112억원)과 비교하면 반 토막 수준이다.

2분기에 출시한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레이븐2’ 등의 매출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 8월에 출시한 ‘일곱 개의 대죄 키우기’의 성과가 예상보다 미비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작 매출 기여가 거의 없는 이번 3분기 실적을 통해 하향되고 있는 모바일 라인업들의 실적 레벨이 확인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더는 기존 게임들의 매출 감소가 없다고 해도, 동사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시키려면 추가 신작에 대한 정보나 흥행 기대감이 다시 붙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실적 전망은 ‘흐림’이다. 전망치에 따르면 올 3분기 엔씨의 매출액 3921억원, 영업이익은 85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48.4% 감소할 전망이다. 최근 글로벌 출시한 ‘쓰론앤리버티(TL)’가 흥행 청신호를 켰지만, 2분기에 선보인 ‘배틀크러쉬’와 ‘호연’이 모두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회사는 긴축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21일 엔씨는 임시 이사회를 열고 단순·물적 분할을 통해 4개의 자회사 신설을 결정했다. 신설 회사는 게임 개발 스튜디오 3개, 인공지능(AI) 기술 전문 기업 1개 등 4개의 비상장 법인이다.

신작 출시의 텀이 길었던 과거와 달리 올 연말부터 엔씨는 신작을 줄줄이 출시할 예정이다. 올해 4분기 출시를 앞둔 리니지 IP의 모바일 게임 ‘저니 오브 모나크’를 시작으로 ‘블레이드 앤 소울 2’의 중국 론칭, ‘리니지 2M’ 동남아시아 론칭, 2025년 상반기 ‘프로젝트 G’, 하반기 ‘아이온2’, ‘LLL’ 등 총 7개의 신작이 준비돼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3분기 전망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주목할 만한 신작 없이 올해를 보낸 카카오게임즈는 3분기 매출액 2127억원, 영업이익 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각각 19.6%, 97.7%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제외한 기존 게임들의 매출 우하향은 불가피하다. 이는 흥행이 어려운 환경임에도 신작을 출시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라면서 “올해 주요 신작으로 4분기 PC ‘패스 오브 엑자일2’ 등이 있으나, 유의미한 실적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