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로 출근하는 회사원 김모씨는 LG유플러스의 5G(5세대 이동통신) 요금제를 2년 가까이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고화질 동영상 재생 시 화면이 버벅거리거나 로딩 속도가 느린 경우가 꽤 있었다.
 
김모씨는 “지하는 물론 건물 안에서도 (5G) 속도가 느리다”며 “통신 강국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그것도 건물 안에서 왜 더 느린 건지 모르겠다”고 푸념을 늘어놨다.
 
5G 요금제를 사용해도 데이터 전송 속도가 느리다는 소비자 불만이 계속된 가운데, 5G 상용화 이후 5년이 지났음에도 건물 내부에서는 여전히 사용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이통사별 5G 기지국 구축 현황’에 따르면, 2024년 8월까지 이동통신 3사가 구축한 5G 기지국 총 34만 5795개 가운데 실내 기지국은 3만 8252국에 그쳤다. 전체의 11.1% 수준이다.
 
사업자별로 보면 KT가 전체 11만 4552국 중 실내 기지 1만 3294국(11.6%)을 설치해 가장 높은 구축 비율을 보였다. SKT는 전체 12만 1252국의 11.4%인 1만 3849국을 실내에 세웠고, LG유플러스는 총 10만 9991국 중 실내 기지국이 1만 1109국(10.1%)으로 그 뒤를 이었다.

지하와 터널 기지국 수는 훨씬 저조하다.
 
지하 기지국은 통신 3사 합계 7743국으로 전체의 2.2% 수준에 그쳤으며, 터널 기지국은 전체의 1.4%인 4814국만 구축됐다. 나머지 85.3%(29만 4986국)는 모두 지상에 집중돼 있다.
 
2019년 5G가 상용화됐지만 통신 3사의 자본 지출(CAPEX)은 매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 3사의 CAPEX는 2019년 9조 5967억원에서 2020년 8조 2761억원, 2021년 8조 2006억원 2022년 8조 1710억원, 2023년 7조 3379억원으로 매년 감소 추세다.
 
실제로 소비자의 5G 만족도는 낮은 수준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지난 2022년 발표한 ‘국내 이동통신서비스 이용 행태 분석’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5G 만족도는 23%에 그쳤다. 응답자의 55%는 서비스 불만족의 가장 큰 이유로 ‘LTE(4세대 이동통신)와 비슷한 속도’를 꼽았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통신 서비스 품질을 평가한 결과, 통신 3사의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939.14Mbps)는 LTE(178.93Mbps)보다 6배가량 빠른 수준이지만, 서비스 초기 약속했던 20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해민 의원은 “설비 투자를 줄이면서도 할당 조건을 이행하려다 보면 당연히 인빌딩 기지국 구축은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가 주파수 재할당시에 실내 무선국 설치를 별도로 강제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들은 여전히 5G 단말기로 비싼 요금을 내고도 건물 안에선 LTE 우선모드를 써야 하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난 9월에 발표된 ‘대한민국 스펙트럼 플랜’에도 인빌딩 기지국 투자에 대한 대책은 없어 과기정통부가 5G 주파수 추가 공급 및 이용 기간 종료에 따른 재할당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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