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새 지도부가 대정부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결선 투표에 올랐던 두 후보자 모두 ‘의대 증원 중단’을 외치면서 의·정 갈등은 올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의협은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제43대 회장 선거 개표식을 진행했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5월 취임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이 막말 논란 등에 휩싸여 6개월 만에 탄핵당하면서 치러진 보궐선거다. 당선인은 임 전 회장의 잔여 임기인 2027년 4월 30일까지 의료계를 대표해 의·정 협상에 나서게 된다.
지난 2~4일에 이뤄진 1차 투표에서 5명 중 1, 2위를 차지한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과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가 결선 투표에서 맞붙었다. 2만9295표 중 각각 8103표, 7666표를 얻어 두 후보 간 표 차이는 437표에 불과했다.
김 후보는 의·정 갈등이 시작된 지난해 2월 의협 의대 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앞서 제35대 의협 회장을 지냈던 주 후보도 당시 비대위에서 언론홍보위원장을 지냈다.
새 집행부는 직전 집행부보다 더 강경한 대정부 투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강경파로 분류됐던 임 전 회장은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 기구 출범 등을 통해 정부와 협상할 여지를 열어놨지만 그런 이유로 회원들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의료계에선 사직한 전공의들이 차기 회장 선출부터 집행부 출범에 이르는 과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한다. 애초 임 전 회장 탄핵도 그의 막말과 구설수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영향이 컸고, 비대위 체계에서도 전공의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새 집행부 구성 단계에서 전공의들이 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회장은 “전공의가 의협을 통해 주도적으로 정부와 소통할 것으로 보인다”며 “차기 집행부가 정부와 따로 협상해도 전공의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의·정 갈등은 해소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의·정 협상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당장 다음 달이면 전공의가 집단행동에 나선 지 1년이 되는 시점이어서 정부가 이들의 복귀를 위한 추가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지만, 전공의를 중심으로 한 의협 집행부가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차기 회장과 집행부는 2026년도 의대 정원과 전공의 수련환경, 필수의료패키지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한 의료계의 단일한 목소리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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