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호 획득에 성공한 엔씨소프트와 시프트업이 자사의 ‘효자 게임’을 손에 쥐고 중국에 진출한다. ‘기회의 땅’ 중국의 진출 문턱이 조금씩 낮아지면서 업계의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중국 판호를 발급하는 국가신문출판서는 지난 25일 시프트업의 3인칭 슈팅(TPS)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와 엔씨소프트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M’을 포함한 15종의 외산 게임을 대상으로 외자판호를 발급했다. 판호란 중국 내에서 외국 게임을 유통할 수 있도록 발급하는 허가권을 의미한다. 이번 판호 발급을 발판 삼아 두 게임사는 본격적인 중국 서비스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중국 진출은 두 회사에 더할 나위 없는 호재다. 니케와 리니지2M은 두 회사의 핵심 매출원으로 알려졌다. 올해 2분기 니케는 시프트업 매출의 60%를, 리니지2M은 엔씨 모바일 게임 매출의 20%를 차지했다. 최근 실적 부진을 겪는 엔씨와 특정 게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시프트업에 성장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중국 진출 소식이 전해지자 두 게임사의 주가도 연일 오름세다. 시프트업은 이날 종가 기준 전 거래일 대비 4.4%(2700원) 오른 6만4000원에 거래됐다. 28일엔 종가 기준 전 거래일 대비 5.6%(3300원) 상승한 6만1300원에 마감했다. 엔씨 역시 이날 종가 기준 전 거래일 대비

증권가에서도 이번 외자판호 발급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전날 보고서에서 “리니지2M, 니케 모두 각사에 핵심 게임이고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므로 상당한 호재로 보인다”며 “중국 니케의 내년 순 매출 1503억원을 전망하고 목표주가 9만1000원으로 커버리지를 개시한다. 엔씨는 ‘쓰론앤리버티(TL)’ 글로벌 히트와 회사 비용 효율화(분사 등), 판호발급으로 점점 단기 히트에 따른 역발상이 아닌, 정발상의 영역으로 향하고 있다고 판단돼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올해만 7개 한국 게임이 중국 진출 소식을 알렸다. 지난 2월엔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비롯해 네오위즈, 넷마블, 그라비티 등 4사의 게임이 판호를 받았고 6월엔 펄어비스 ‘검은사막’이 중국 내 서비스 허가권을 받았다.

최근 중국에서 거둬들인 국내 게임사의 성적표도 우수한 수준이다. 글로벌 앱 마켓 분석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지난달 기준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약 10억 달러(1조3852억원)를 벌었다. 지난 24일 중국 현지에서 오픈베타테스트(OBT)를 시작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도 출시 당일 게임 플랫폼 ‘위게임’에서 신규 게임 인기 순위 최상단에 올랐다.

국내 게임사의 대륙 정벌은 연말까지 계속된다. 엔씨의 ‘블레이드앤소울2’과 위메이드의 ‘미르M’이 올해 말 출시를 앞두고 있다. 두 게임 모두 동양풍 세계관이 특징이며 전작이 중국에서 국민 게임 반열에 올라 게이머들의 기대감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