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대선 승리를 축하하면서 그와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리아노보스티·로이터 통신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토론클럽 본회의에서 “이 자리를 기회로 그에게 미국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5일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첫 공개 언급이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운동 기간에 우크라이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과 대화할 수 있느냐는 질의를 받자 “준비됐다”고 답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과 전화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면서 서방 지도자들과 연락을 재개하는 것도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우리가 미국인의 신뢰를 받는 모든 국가 지도자와 함께 일할 것이라고 이미 말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언젠가는 미국과 관계가 회복되기를 바란다”며 “공은 미국에 넘어가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의 총격 사건을 거론 하면서 “암살 시도를 당했을 때의 행동이 인상 깊었다”면서 “그는 용감하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이어 “사람들은 특별한 상황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보여준다”며 “내 생각에 그는 매우 정확하고 용감하게 자신을 보여줬다. 남자다웠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가 핵보유국으로서 세계에 대한 책임을 이해하고 있고 전략적 안정성을 논의할 준비도 됐지만, 반대편도 열려 있어야 한다”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미래 핵무기 감축 대화가 이뤄진다면 영국과 프랑스에 있는 핵무기도 논의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러시아와 유럽도 상호 신뢰하는 관계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을 ‘동맹’이라고 칭하며 “우리는 중국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미 NBC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대선 승리가 결정된 지난 6일 오전 이후 지금까지 약 70개국 정상과 통화했다고 소개한 뒤 “푸틴 대통령과도 대선 이후 아직 하진 않았지만 대화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