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해 열한 번째 중동 순방에 나섰지만, 이스라엘은 오히려 공격 규모를 키우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에 대한 보복을 재차 예고하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이어 이란과 공조하는 시리아까지 공격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 북부에 대한 공습을 단행해 최소 37명이 숨졌다. 레바논에 대한 공습도 이어갔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남부 항구도시 티레가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아 적어도 16명이 다쳤으며, 친헤즈볼라 방송사 알마야딘도 공습을 받아 1명이 숨지고 어린이 1명을 포함한 5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24일 새벽에는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와 서부도시 홈스 인근의 군사기지가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아 군인 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고 시리아 국방부는 전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군부대를 방문해 이란에 대한 보복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하체림 공군 기지를 방문해 “이스라엘을 해치려는 적은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자국군이 이란을 공격하게 되면 전 세계가 이스라엘군의 위력을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수도 텔아비브에도 공습경보가 울렸다. 미 NBC방송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숙박 중이던 호텔에서 급히 방공호로 대피했으며, 공습경보는 약 10분 후 종료됐다. 당시 호텔 상공에서는 이스라엘의 방공망에 걸린 미사일이 폭발한 연기가 관측됐다. 해당 미사일은 헤즈볼라가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21일부터 가자지구 전쟁 종식과 인질 석방 등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을 순방 중이다. 전날 이스라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가자지구 전후 구상 등을 논의했고, 이날은 사우디아라비아로 이동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했다. 두 사람은 가자전쟁 종전과 향후 재건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블링컨 장관은 24일 가자지구 휴전 협상의 주요 중재국인 카타르를 방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