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러시아 파병 정황이 구체화하고 있지만 미국 등 서방은 확인 여부를 놓고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은 2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미칠 영향을, 유럽은 전쟁 확대에 따른 파장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베단트 파텔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한·미 간 북한 군사 활동 분석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는 질문에 “미국은 특정 정책 영역과 관련해 어떤 것을 보고 있다고 말하기 전에 자체적인 프로세스와 평가를 거친다”고 대답했다. 이어 “(미국은 자체 평가 때) 다른 어떤 국가(의 정보 분석)를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파텔 부대변인은 ‘한국의 정보를 신뢰하지 못하는 것이냐’는 추가 질문에 “신뢰에 관한 것이 전혀 아니다”라며 “우리는 가장 최신의 정확한 평가를 제공하길 원하며, 계속 그러한 보도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한국 국가정보원이 분석한 것이 나중에 사실로 판명 나더라도, 미국의 자체 정보 수집과 평가를 거쳐야만 공식적으로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파텔 부대변인은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은 전 세계에서 한국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 관계의 하나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도 이날 북한의 러시아 파병설과 관련, “만약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보내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매우 중대한 긴장 고조”라면서도 “내주 초 한국 측으로부터 최신 업데이트를 받는 것 외엔 현재로는 확인 불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