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목재 등 식물 원료를 사용해 일반 석유 항공유와 가장 유사한 성분을 지니는 차세대 지속가능 항공유를 개발했다. 탄소배출량은 일반 항공유 대비 80%까지 줄일 수 있어 탄소중립에 기여할 원천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정명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에너지연구센터 책임연구원팀은 13일 이같은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에너지 컨버전 앤 매니지먼트’ 8월호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2027년 항공 분야 온실가스 의무 감축 시행에 따라 항공업계에서는 폐식용유, 팜유 등으로부터 얻어지는 지속가능 항공유(SAF)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지속가능 항공유는 식량 자원으로부터 유래된 항공연료로, 석유 항공유의 일부 성분만 대체할 수 있어 이를 항공기에 실제 사용하기 위해서는 석유와 혼합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또 원료 확보가 어려워 2023년 지속가능 항공유 생산량이 전체 항공유 생산량의 0.2%에 불과한 실정이다.

연구팀은 나무와 풀과 같은 비식용 식물 자원을 분해해 얻은 오일을 기반으로 지속가능 항공유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석유 항공유 성분 중 50%를 차지하는 파라핀만을 포함하는 기존 지속가능 항공유와는 달리 나프텐, 방향족 등의 대부분의 고에너지 성분이 포함돼 있는 항공유다.

연구팀은 대량생산 체계까지 갖췄다. 100시간 이상 연속으로 생산공정을 운영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는 항공유에 필요한 높은 열량의 고에너지 연료 성분 생산 기술을 단순히 실험실에서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한 기술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 평가했다.

연구팀의 항공유는 폐가구, 농업‧임업 폐기물 등에서 원료를 수월하게 확보할 수 있다. 기존 지속가능 항공유는 넓은 경작지가 필요한 식용유 등 식량 자원을 기반으로 했다. 가격경쟁력을 높이는데 수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 책임연구원은 “이번 기술은 나무나 풀 같은 비식량 자원도 항공유 생산에 활용할 수 있어 기존 식용 원료에 집중됐던 연료 자원의 활용 범위를 넓혔다”며 “향후 차세대 지속가능 항공유의 상용 공정 기술을 빠르게 확보해 글로벌 경쟁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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